정부, 내년도 예산안 820.9조 원 확정…역대 최대 12.8% 증액

강태호✓ 검수 강태호 IT·과학 기자이 기사는 부산합스 편집 기준에 따라 동료 기자의 검수를 거쳤습니다.
감수 오세훈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2026년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2027년도 예산안을 820조 9,000억 원(약 595억 달러)으로 확정·의결했다. 이는 올해 본예산 대비 12.8%(93조 원)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로, 반도체·인공지능(AI) 호황에 따른 세수 급증을 바탕으로 저출생 대응, 지방소멸 방지, 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박홍근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예산안을 보고하며 코리아타임스에 “내년도 총지출을 역대 최대 규모인 820.9조 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어 “이번 예산은 반도체·AI 산업의 수출 호조로 세수 여건이 크게 개선된 데 힘입어, 구조적 도전 과제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적극적 재정 운용”이라고 설명했다.

세입 전망: 세수 30.4% 급증, 재정 여력 확보

서울경제에 따르면 내년도 총세입은 880조 8,000억 원으로 전망됐다. 올해 본예산의 세입(675조 2,000억 원) 대비 205조 6,000억 원(30.4%)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AI 수요 급증으로 법인세와 소득세 수입이 크게 늘면서 재정 여력이 사상 처음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처럼 세입이 세출을 크게 웃돌면서 국채 발행 규모는 오히려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수년간 이어진 세수 부족 사태와 대조적이다. 정부는 하반기 물가 관리를 위해 이미 1조 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한 바 있으며, 이번 대규모 예산 확장은 그간의 긴축 기조에서 벗어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4대 핵심 투자 방향

연합뉴스(Yonhap)가 공개한 예산안 개요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다음 네 가지 방향에 집중 투입한다.

  • AI·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 글로벌 AI 경쟁에서의 기술 주도권 유지를 위한 연구개발(R&D) 및 인프라 투자 확대
  • 저출생·고령화 대응: 출생률 제고를 위한 육아 지원, 보육 인프라, 부모 급여 등 인구구조 위기 대응 사업 집중 배분
  • 지방소멸 방지·균형발전: 수도권 집중 심화에 따른 지방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한 지역 경제 활성화 투자
  • 민생 경제 안정: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자영업자 대상 복지 및 금융 지원 강화
박홍근 기획재정부장관이 2027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는 국무회의 장면

예산 규모 추이: 역대 비교

이번 820.9조 원 예산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가장 공격적인 재정 확장이다. 조선일보 영문판은 “이번 예산 증가율 12.8%는 최근 수년 중 가장 높은 증가폭”이라고 전했다.

연도총지출(조 원)전년 대비 증가율
2025년677.42.8%
2026년 (본예산)727.97.5%
2027년 (안)820.912.8%

출처: 기획재정부, 연합뉴스(2026.9.1)

반도체 특수가 이끈 세수 호황

이번 예산 확장의 핵심 배경은 반도체·AI 수출 호황에 따른 세수 급증이다. 아주프레스(Aju Press)는 “반도체 분야의 엄청난 세수 수익이 한국의 역대 최대 예산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8월 한국 수출이 983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서 나타나듯, AI 칩 수요의 폭발적 증가가 법인세 수입을 끌어올린 결과다.

The Edge Malaysia도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기술 우위를 강화하기 위해 역대 최고 수준의 재정 지출 계획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월 30일 중폭 개각을 단행하며 경제부총리를 새로 임명한 바 있어, 이번 예산안은 신임 경제팀의 첫 번째 대형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방에 미치는 영향

이번 예산에서 주목할 대목 중 하나는 지방소멸 방지 예산의 대폭 확대다. SBS 뉴스는 내년도 예산안에 ‘해양수도권 육성’ 사업이 포함됐다고 보도하며, 해양수산부 예산이 10.8% 증액돼 부산을 중심으로 한 해양수도권 조성에 집중 투입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북극항로 활성화, 해양 인프라 확충, 지역 일자리 창출 등을 포괄하는 내용이다.

부산시는 이번 예산안을 통해 해양수도 기반 구축에 필요한 재원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지역 경제계도 반도체·AI 관련 R&D 예산 확대가 부산 지역 IT 스타트업과 첨단산업 생태계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회 심의 일정과 향후 전망

정부는 9월 3일까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는 법정 기한인 12월 2일까지 심의·의결해야 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인 국민의힘이 예산안의 규모 및 지출 구조에 반발할 가능성이 있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상당한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도 함께 발표하며, “내년 이후 예산 지출 증가율을 점진적으로 안정화시켜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12.8% 증액은 반도체 특수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일시적 대규모 확장으로 해석되며, 장기적으로는 재정 건전성 회복 경로로 복귀할 것임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예산안이 내수 회복과 민생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일부 경제학자들은 급격한 재정 팽창이 중장기 재정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예산안의 국회 통과 여부와 최종 규모는 오는 12월까지 이어질 여야 협상의 결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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