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스크, 한국서 낸드 엔지니어 대규모 채용…삼성전자 반도체 인재 쟁탈전 격화

윤소은✓ 검수 윤소은 문화·라이프 기자이 기사는 부산합스 편집 기준에 따라 동료 기자의 검수를 거쳤습니다.
감수 오세훈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샌디스크가 9월 13일 한국에서 낸드(NAND) 플래시 관련 엔지니어를 대규모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핵심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스톡옵션과 성과급을 대폭 확대하며 방어에 나섰고, 마이크론도 서울에서 HBM 설계 엔지니어를 모집하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의 인재 쟁탈전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격화되고 있다.

샌디스크, 링크드인 통해 서울 근무 엔지니어 모집

업계에 따르면 샌디스크는 최근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킹 플랫폼 링크드인(LinkedIn)을 통해 한국에서 근무할 엔지니어를 적극 모집하고 있다.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채용 분야는 펌웨어 엔지니어링, VLSI 설계, 낸드 코어 설계, 마스크 설계, 낸드 시스템 아키텍처 등 핵심 기술 영역을 망라한다.

채용 직급은 인턴부터 시니어 엔지니어까지 광범위하며, 주요 포지션은 경력 5년 이상을 요건으로 내걸고 있다. 실제로 한국 채용 플랫폼에는 샌디스크의 ‘낸드 코어 설계 엔지니어(NAND CORE Design Engineer)’ 서울 근무 공고가 게시되어 있어, 현지 채용이 본격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샌디스크는 글로벌 낸드 플래시 매출 기준 상위 5위권 기업으로, AI 수요 급증에 따른 데이터센터용 SSD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전문 인력을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스톡옵션·성과급 확대로 인력 유출 방어

UPI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외국 반도체 기업들의 공격적 인재 영입에 대응해 핵심 인력 유지를 위한 보상 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2026년 상반기에만 핵심 인재 유지 및 동기부여 명목으로 보통주 177만 7,305주를 배정했으며, 배정 시점 공정가치는 약 3,706억 원(약 2억 7,600만 달러)에 달한다.

이와 별도로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및 CSS 사업부 직원들에게는 노사 합의에 따라 약 3,327억 원(약 2억 4,800만 달러) 규모의 주식 보상이 지급됐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직원들은 2026년 사업 실적에 연동된 제한 보통주를 추가로 받게 된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DS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성과급으로 배분하기로 노조와 합의했으며,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2026년 평균 지급액은 약 5억 1,300만 원(약 34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체 팹 클린룸에서 작업 중인 엔지니어들

마이크론도 서울에서 HBM 설계 인력 모집

샌디스크뿐 아니라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서울에서 경력직 HBM(고대역폭 메모리) 설계 엔지니어를 모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신규 입사자에게 미국 내 메가팹 파견 기회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채용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마이크론의 서울 채용 포지션은 9월 13일 시행된 산업스파이법 강화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을 형사처벌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 외국 기업의 한국 내 합법적 채용이 인력 이동의 주요 경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 반도체 장비업체도 파격 대우로 한국 인재 공략

서울경제 영문판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Lam Research)의 한국 법인은 최근 기술직에 약 4,700만 원(약 3만 5,000달러), 사무직에 약 3,360만 원(약 2만 5,000달러)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했다. 또한 월급의 최대 15%로 자사 주식을 시장가 이하에 매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TEL)의 한국 신입 연봉은 8,000만~1억 원 수준이며, ASML 한국 법인은 신입 기준 약 7,000만 원에서 2년 차부터 1억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한국 엔지니어에게 최대 약 3억 4,800만 원(약 25만 8,800달러)을 제시하고 있다는 업계 보도도 있다.

주요 기업별 한국 반도체 인재 보상 비교

기업채용 분야보상 수준
삼성전자DS 부문 전반평균 성과급 약 5억 1,300만 원, 스톡 보상 3,706억 원 규모 배정
샌디스크낸드 코어 설계, VLSI, 펌웨어경력 5년 이상, 서울 근무
마이크론HBM 설계서울 기반, 미국 팹 파견 기회 제공
램리서치기술·사무직자사주 3,360만~4,700만 원 지급
도쿄일렉트론반도체 장비신입 연봉 8,000만~1억 원
ASML반도체 장비신입 7,000만 원, 2년 차 1억 원 이상

AI·HBM 수요 폭증이 인재 쟁탈전의 근본 원인

이번 반도체 인재 쟁탈전의 배경에는 AI 반도체 수요 폭증이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HBM, 고성능 낸드 플래시, 첨단 패키징 분야의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HBM은 AI 가속기 제조업체들의 핵심 부품으로 부상하면서,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설계할 수 있는 엔지니어의 몸값이 크게 올랐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 DRAM과 낸드 플래시 양산부터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걸친 경험을 갖춘 엔지니어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집중된 시장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한국 인재 영입 경쟁은 당분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030년 반도체 인력 12만 7,000명 부족 전망

한국의 반도체 인력 부족 문제는 구조적이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 전문 인력 부족 규모는 2030년까지 약 12만 7,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1년 국내 반도체 인력 수요는 약 30만 4,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신규 유입 인력은 연간 약 5,000명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산업학위제도’를 도입, 엔지니어들이 논문 대신 기업 R&D 성과로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공계 대학원 장학금 지원 규모도 약 3,000명에서 1만 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전망: 글로벌 반도체 인재 확보 경쟁 장기화

업계 전문가들은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의 한국 채용 확대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추세라고 진단한다.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는 한 HBM과 고성능 낸드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고, 이에 따라 한국 반도체 엔지니어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파격적인 보상 확대로 인력 유출을 막고 있지만, 외국 기업들이 제시하는 자사주 보상, 해외 파견 기회, 높은 초봉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처우 개선과 연구 환경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월 13일 시행된 산업스파이법 강화도 기술 유출은 막을 수 있지만, 합법적 인력 이동까지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기업 차원의 인재 유지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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