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 1,000조 원 돌파…가계대출금리 3개월 연속 상승에 머니무브 가속

김도현✓ 검수 김도현 정치·경제 선임기자이 기사는 부산합스 편집 기준에 따라 동료 기자의 검수를 거쳤습니다.
감수 오세훈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 합계가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돌파했다고 금융당국이 8월 26일 밝혔다. 같은 날 한국은행이 공개한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가계대출금리는 4.64%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올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출 비용 상승이 자금을 예금으로 끌어당기는 ‘머니무브’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기예금 잔액 1,000조 원 돌파 — 사상 첫 이정표

8월 26일 금융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 합산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800조 원대 후반에 머물던 수치가 단기간에 급격히 팽창한 결과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식·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것이 예금 급증의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시중 유동성의 흐름을 뜻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본격화하면서 금융당국은 자금 선순환 구조를 점검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당국은 대규모 예금 쏠림이 기업 투자 및 소비로 이어지는 생산적 유동성 확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은행권에 대출·예금 금리 균형 유지를 주문했다.

가계대출금리 4.64%…3개월 연속 상승

한국은행이 8월 26일 발표한 ‘2026년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연 4.64%로, 6월(4.50%)보다 0.1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5월부터 3개월 연속 오름세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도 0.3%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특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SBS 뉴스는 8월 26일 보도에서 주담대 금리가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전했다. 이는 2024년 초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이 정도 수준의 주담대 금리가 나타난 것으로,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과 맞물려 실수요자들의 이자 부담이 급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금리 상승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준금리 수준이 현재 유지되거나 추가 조정될 경우 시장금리도 연동해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무브 현상 — 주식·부동산서 예금으로

대출 비용이 오르면서 시중 자금은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인 은행 예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머니무브’라 부르며, 코스피 변동성과 부동산 거래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재 국면에서 이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고 분석한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 부서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들도 최근 6개월 사이에 예금 비중을 평균 15~20%포인트 높였다”고 전했다.

시중은행 창구에서 고객들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정기예금 1,000조 원 돌파 소식은 한국 금융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금 쏠림이 단기적으로는 은행 건전성을 강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주식 시장과 벤처 투자로 유입될 생산적 자금이 줄어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27년 슈퍼예산안 800조+α — 정부·여당 협의 중

같은 날 기획재정부와 여당(더불어민주당)은 2027년도 정부 예산안 규모를 800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협의 중이라고 알려졌다. ‘슈퍼예산안’으로 불리는 이 계획은 저성장 국면 탈출을 위한 재정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복지·안보·첨단산업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방향으로 윤곽이 잡히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당정 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예산안 규모 확대 협의는 최근 정부가 1조 원 규모 재정을 하반기 물가 안정에 투입하기로 한 방침과도 맥을 같이한다. 재정 확장이 물가에 미칠 영향을 두고 여야 간 이견이 예상돼 예산 심의 과정에서 상당한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요 금리 및 예금 지표 한눈에 보기

지표2026년 7월 기준전월 대비 변화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4.64%+0.14%p
주택담보대출금리2년 8개월 최고상승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1,000조 원 돌파사상 최초
가계대출금리 상승 연속성3개월 연속 상승

자료: 한국은행 2026년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 (2026년 8월 26일 발표)

가계 이자 부담 vs. 저축 유인 — 양날의 검

금리 상승은 저축자와 대출자에게 정반대의 영향을 미친다. 예금자 입장에서는 1,000조 원이 넘는 정기예금이 더 높은 이자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반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가진 가계는 월 이자 부담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원금 3억 원의 주담대를 보유한 차주가 금리 0.5%포인트 상승을 경험한다면, 연간 이자 부담이 약 150만 원 늘어나는 셈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가 소비 여력을 제한하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고정 소득에 의존하는 중산층과 취약계층일수록 대출 상환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고용 현장의 장시간 노동 감독 강화와 맞물려 서민 경제에 이중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전망 — 금리 정점 논쟁과 예금 쏠림 지속 여부

시장에서는 가계대출금리가 언제 정점을 찍을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수개월간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해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 방향과 국내 경기 지표가 향후 한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예금 잔액 1,000조 원 돌파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 시중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한 안전자산 선호는 계속될 것”이라며, “연말까지 예금 잔액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머니무브가 기업 자금조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통계 공개를 계기로, 9월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와 3분기 가계부채 잔액 발표가 시장의 다음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SBS와 복수의 금융 매체는 이번 대출금리 통계를 ‘이자 부담의 구조적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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