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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저명한 산행인을 알게 되었다. 그 분으로부터 22년간 꾸준히 산행을 해 온 야간산행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베테랑 팀과 함께 감히 산행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는 했지만, 꼭 한 번 참가해 보고 싶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저녁 7시에, 같은 산행코스를 비가오나 눈이오나 늘 오른다는, 그들을 만나고 싶었고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들의 산행코스는 산성고개에서 상계봉에 이르는, 금정산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 중 하나로 왕복 약 2시간이 걸렸다 (금정산은 역사상 한국에서 가장 긴 산성으로 케이블카, 절 등과 함께 여러 산행코스가 있다).

산성고개에 주차를 마친 후 약 25분간 오르면, 남문을 만나게 된다. 이 곳에서 상계봉까지 약 40분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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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가파른 곳은, 다른 곳의 걷기 코스처럼 튼튼하게 계단이 만들어져 있어서, 전반적으로 위험하지 않았다. 걱정한 것처럼 힘들지도 않았고, 숨이 차서 못따라가거나 하지도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이 야간산행을 기분 좋게 즐기고 있었다.

이 팀은 의사들과 약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팀의 리더인 황성기 원장께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밤에는 식물 때문에 산에 이산화탄소가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사실은 아니예요. 낮 동안 식물로부터 만들어진 엄청난 양의 산소가 아직 그대로 남아있지요. 이산화탄소 농도만 봐도 저 아래 도시보다, 여기 공기가 엄청 좋아요. 야간산행하면 축농증도 치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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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도와 명상을 40년 정도 하고 허리 디스크가 다 엉망이 되었어요. 바닥에 앉는 것이 허리에는 정말 안좋거든요. 주위 사람들이나 의사들이, 아무 것도 하지말고 가만히 있어야 낫는다고 했지요. 저는 그러지 않고, 퇴근 후 이 야간산행을 하기로 결정했어요. 산행을 하면 척추 주위의 근육들이 강해져요. 저는 살려고 하는 겁니다. 일주일에 두번 하는 이 산행을 빠지면, 다음 날 바로 아파요.”

“같은 산행코스를 같은 시각에 규칙적으로 오르면, 또 좋은 점이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산의 달라지는 모습을 보는 재미이지요. 늘 같은 코스지만 늘 새롭고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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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따라가다가 문득, 그 22년 간의 반복된 야간산행 중 일원이 다치거나 길을 잃은 일은 없었는지 궁금해졌다.

“그런 일은 없었어요. 길 잃을까 하는 걱정은 안해도 되요. 이 산에는 각 목적지로 향하는 길이 하나씩 밖에 없거든요. 일부러 길을 벗어나지만 않으면 괜찮아요. 길 벗어나서 모험을 하겠다는 위험한 생각은 절대 하시면 안됩니다.”

드디어, 금정산의 정상 중 하나인 상계봉에 도착했다. 그 곳에서 내려다보는 360도로 펼쳐지는 광경은 말 그대로 벅찼다. 광안대교까지 선명히 보이고 너무 아름다웠다. 자신이 대견했고, 자잘한 걱정과 마음의 짐이 이 곳에서 내뱉는 숨과 함께 고스란히 비워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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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올 때는 조금 다른 길로 내려오게 되지만, 주차를 했던 산성고개를 다시 만나게 된다.

내려오는 도중, 맛있는 음식과 차와 함께 담소를 나누는 짧은 시간을 가졌다. 보통은 이러지 않는데, 나를 위해 특별히 준비들 하셨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이 휴식과 상계봉에서의 휴식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보속으로 약 2시간에 걸쳐 총 산행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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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당시 올 겨울 중 가장 추운 날이었음에도, 나무들이 바람을 막아주고 계속 움직였으므로, 그다지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5개월 정도 나름대로 해왔던 운동이 도움이 되었겠지만, 전체 산행은 걱정했던 것만큼 어렵지도 않았으며, 한 걸음마다 더 건강해지는 듯했고, 산행 결심을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2시간도 딱 알맞은 시간이었다. 게다가, 밤에 산행을 하니 산행으로 엉망이 될 내 모습이나 피부가 태양에 손상을 입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다음 날, 한달동안 괴롭히던 코감기도 나아버리면서, 야간산행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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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땅에 랜턴을 비추고 집중해서 걷다 보면, 어느샌가 맑고 강한 무언가를 다시 담고 가는 듯하다. 올해에는 이런 야간산행 한 번 시도해 봐도 좋을 듯하다.

금정산 산행코스에 관한 자료를 알고 싶다면, 여기에서 확인 가능하다.

붙임말: 다정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신 야간산행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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